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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이야기

[제1호] 나의 꿈을 일깨워준 영국 런던에서의 연수(KIMM 캠퍼스, 청정환경시스템공학, 임기훈)

작성자UST STORY  조회수2,475 등록일201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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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지원사업’… 2008년 12월 말쯤 UST 홈페이지에 공지가 되었다. 매력적인 제도의 시행에 눈길이 가게 되어 나는 도전을 결심하였다. 해외 대학기관 또는 연구기관과 미리 협의가 되어야 하는 조건이 있었지만 시간이 상당히 촉박했다. HCCI 엔진 분야에서 상당히 저명하신 영국 Brunel 대학교에 있는 엔진 연구 센터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신청마감 일자가 다되도록 도통 답장이 없었다. 그렇게 단념을 하던 내게 선배는 다시 한 번 보내보라고 말했고, 교수님이 내 메일을 스팸메일로 착각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제목을 바꿔 다시 한 번 메일을 보냈다. 신청 마감일 새벽 2시경, 나는 마침내 교수님으로부터 답장을 받았다. 흔쾌히 OK를 하시고는 정확한 연수 기간 및 필요 서류 등을 여쭤보셨다. 기분이 날아갈 듯 하였다. 바쁘게 지원서류를 작성하여, 아침에 지도교수님께 서명을 받고 학교에 가서 제출을 하였다. 정말 하늘이 돕는 듯 했다.

런던의 북서쪽 가장 외곽에 있는 마을이 Uxbridge 이다. 그 곳에서 내가 3개월 동안 연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캐리어 하나에 책을 가득 넣고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Brunel 대학교에 도착하게 되었다. 굉장히 깔끔하고 아담한 규모의 학교였다. Brunel 대학교의 엔진연구센터 교수님이신 Hua 교수님을 처음 만나 뵙게 되었다. 인터넷 상으로 보던 사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Hua 교수님을 위해 준비해 간 복분자주를 드리니 좋아하셨다. 이런 저런 얘기를 듣고 랩 투어를 하였다. 내가 소속된 한국기계연구원의 엔진연구센터 규모만큼은 아니었지만 학교 중에서는 상당히 큰 규모의 엔진 연구실을 갖추고 있었다. 연구센터에 속해 있는 학생들도 만나고 각자 연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설명 듣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3개월 간 연구한 주제는 광학 엔진에 관한 것이었다. 이는 엔진 내부에서 일어나는 연소 반응을 촬영하는 기술과 연관이 있다. 레이저를 이용한 기법, 고속 카메라를 이용한 기법 등 여러 가지 기술을 엔진 연소 기술에 접목을 하고 있는 실험실이었다.

나는 제3의 연소기술로 불리는 HCCI(Homogeneous Charge Compression Ignition) 연소를 촬영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HCCI 연소 방식은 가솔린 엔진의 점화플러그를 이용한 SI(Spark Ignition) 연소방식과 디젤 엔진의 압축ㆍ착화를 이용한 CI(Compression Ignition) 연소방식의 특징 모두를 갖는 것으로, HCCI 연소 시 엔진 실린더 안에서 일어나는 연소 과정을 카메라로 직접 촬영하는 것은 연소 과정을 이해하는 측면에 있어서 의미 있는 연구이다. 나는 이곳에서 태국인 박사과정 학생 마니다와 함께 가솔린 연료로 HCCI 연소를 시킬 때 실린더 내에서 일어나는 연소 과정을 촬영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광학 엔진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 상태였던 터라 마니다 옆에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실험을 하였다. 한국에서는 촬영 장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엔진으로 HCCI 연소 연구를 진행하였었는데, 직접 실린더 안에서 일어나는 연소 현상을 보니 참으로 흥미로웠다. 연수 과정 중에 내가 한국에서 HCCI엔진 실험하였던 내용을 소개하면서 토론하고 UST도 알릴 수 있는 세미나 시간도 가졌다. Hua 교수님께서 HCCI 엔진 분야에서 저명하신 분이다 보니 한 마디 한 마디 조언의 값어치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한 시간 정도 세미나를 진행하였는데 그 때의 떨리고 설레던 묘한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4월 중순에 뜻밖에도 좋은 기회가 생겼다. 박사 후 과정으로 있는 양창호 박사님이 미국 Detroit에서 열리는 2009 SAE World Congress에서 발표를 하는데 같이 가자고 제안을 하셨다. 항공료와 식비는 사비로 해결한다는 조건이었지만, UST 지원으로 영국 올 때 항공료를 아꼈던 점과 세계 최고의 자동차 학회를 직접 경험할 다시 없이 좋은 기회란 생각에 동행을 결심했다. SAE World Congress는 미국 자동차 공학회에서 주관하는 학술대회로서 자동차 분야에서는 거의 최고 지위를 갖는다.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자동차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학술의 장이기 때문에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나의 연구과제였던 HCCI 엔진 쪽 세션에 들어가 현재 기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도 느껴보고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도 엿볼 수 있었다. 함께 열렸던 자동차 기술 전시회에선 세계 각국의 완성차 업계 및 자동차 부품 업계로부터 자동차 전기/전자, 엔진, 섀시, 타이어, 서스펜션 등 다양한 분야의 신기술도 접할 수 있었다. 여정은 4박 5일 굉장히 짧은 기간이었지만 신선한 충격과 함께 나중에는 기필코 저 무대에서 발표를 하리라는 결심을 하게 했다.

주말에 여행 계획을 잡아서 독일 뮌헨으로 향했다. 뮌헨에는 유명한 완성차 메이커 BMW 의 본사가 있는 곳이었다. 하루 정도 뮌헨 시내를 투어하고 그 다음날 아침 일찍BMW 회사로 향했다. 그곳에는 역대BMW에서 만든 차량들과 엔진들을 전시해놓은 BMW 박물관과 실차 생산라인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공장 투어 프로그램이 있었다. 자동화 시스템이 모두 구축이 되어있어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용접하고 부품 조립하는 로봇 팔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차가 완성이 되면 한 대 한 대 테스트를 거쳐 시중에 내놓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독일에서의 2박 3일은 내 자신으로 하여금 자동차 공학자로서 한 사람이 되고 마리라는 다짐을 좀 더 굳건하게 해주었다.

숙소를 쉐어룸 (방은 각자, 화장실, 주방 등은 공용)으로 택해서 생활하였는데, 덕분에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 친구의 친구와도 알게 되고, 한국인들하고도 좋은 인연은 갖게 되었다. 객지에서 많이 외로울 줄 알았는데, 이 친구들 덕분에 3개월이 즐거웠던 것 같다. 처음 요리해 본 잡채 요리와 삼겹살, 맥주의 조화에 흡족해 하는 외국인 친구들을 보니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무척이나 아쉬웠다.

영국에서의 3개월이란 시간이 나의 지식을 방대하게 넓혀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시야가 넓어진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외국 대학교의 선진 기술동향을 파악하고 연구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는지와 연구 시설이 어떤지에 대해서 보고 느낀 바는 참으로 크다. 그들이 하고 있는 연구는 나에게 있어 자극이 되었고, 나는 나의 꿈을 위해 현재 나의 자리에서 해야 될 일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연수 후 귀국하여 나는 UST 석·박사 통합과정 지원을 결정하였다. 수학을 더 하여 좋은 연구 결과 가지고 해외 무대에서 발표도 하고 좋은 논문도 여러 편 내서 학교뿐 아니라 한국의 위상을 펼치고 싶다. 여러모로 도와주신 UST 관계자분들, 한국기계연구원 엔진센터 박사님들, Brunel 대학교 Hua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