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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이야기

[제19호] 기대 이상의 행운을 얻은 시간 - UST-KIMM 캠퍼스 나노메카트로닉스 전공 최혜경 학우

작성자홍보협력팀  조회수3,684 등록일2016-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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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으로의 진학을 결심한 후, 여러 대학교 가운데 UST에 지원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매년 진행되는 해외연수지원사업 때문이었다. 나는 박사과정 3년차에 2015 해외연수지원사업에 지원했는데 그 이유는 첫째, 3년차 즈음이면 독립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둘째, 졸업을 앞두고 해외연수가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정소희 지도교수님과 동료 연구원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해외연수에 선정될 수 있었다.

 


오랫동안 기대했던 해외연수의 시작

 

연수를 떠난 곳은 미국 콜로라도 주의 골든(Golden)이라는 작은 도시에 위치해 있는 ‘미국 신재생에너지연구소(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NREL)’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정부출연연구소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여기서 Arthur J. Nozik과 Matthew C. Beard 박사님이 이끄는 연구실에 지원했다.

 

제공동과제를 함께하고 있는 터라 연구 내용이 비슷해 연구실에 빨리 적응하여 연수 기간 6개월 안에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특히, 나는 이번 연수를 통해 NREL 그룹과의 공동연구 및 교류에 기여하고, 개인적으로는 나의 졸업 논문을 완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세웠다.

 

NREL에서는 태양에너지, 풍력, 바이오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특히 내가 연구한 태양에너지연구소(Solar Energy Research Facility, SERF)는 건물 지붕이 온통 실리콘 태양전지로 디자인되어 있어 누가 봐도 태양전지를 연구하는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콜로라도는 1년 중 300일이 Sunny day라 할 정도로 날씨가 맑았고, NREL 내에서도 사슴이나 토끼를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친환경적인 곳이었다. 매일 아침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연구소로 출근할 때마다 이런 멋진 곳에서 연구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한국과는 많이 달랐던 연구 환경

 

나는 박사과정 동안 한국기계연구원(KIMM) 캠퍼스에서 양자점 합성화학 및 표면화학 연구를 진행해왔는데, NREL에서는 합성한 양자점을 태양전지로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콜로라도의 건조한 날씨는 수분에 취약한 양자점 태양전지를 연구하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한국 실험실에서는 심지어 겨울에도 습도가 70%를 밑돌았지만, 이곳의 실험실 습도계는 항상 15% 이하를 유지했다. 처음에는 날씨가 너무 건조해 피부가 갈라지고 코피가 나는 등 적응하느라 꽤 고생하기도 했지만, 연구에는 아주 완벽한 조건이었다.


해외연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또 하나는 그룹미팅이다. 나는 2016년 첫 그룹미팅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한국에서 진행한 연구와 연수기간 동안 NREL에서의 연구 계획에 대해 발표할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 ‘나의 발음을 다 알아들을 수 있을까?’ ‘내 연구에 관심이 없으면 어떡하지?’ 그러나 우려와 달리, 발표가 끝나자마자 동료 연구원들과 박사님으로부터 질문과 코멘트가 쏟아져 나왔다.

 

정오부터 시작되는 그룹미팅은 저마다 가져온 도시락을 먹으며 유쾌하고 자유롭게 진행됐다. 거리낌 없이 서로 질문하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논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함께 해법을 찾아나감으로써 연구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다소 딱딱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한국의 그룹미팅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기도 했다.

 


뜻밖에 찾아온 행운


지난 4월에는 재료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적인 학회인 ‘2016 미국 재료학회 (Material Research Society, MRS)’가 애리조나 주의 피닉스에서 열렸다. 이때 나는 해외연수로 미국에 올 때 UST에서 항공료를 지원 받았고, 지도교수님의 배려로 학회비를 해결할 수 있었기에 여러모로 경제적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학회에 참석하여 포스터 발표를 할 수 있었던 건 다시없을 좋은 기회였다. 또한 5월에도 뜻하지 않은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NREL 지도교수님 중 한 분인  Arthur J. Nozik 박사님의 80세 생신을 맞이하여 개최된 세미나 ‘Dr. Nozik Event’에 참석할 수 있었던 것.

 

세미나는 전 세계 유명한 석학들을 초대해 1박 2일간 열렸다. 특히 박사님이 연구에 힘써온 50년간의 발자취도 다뤄졌는데, 나는 그것을 보며 50년 뒤의 내 모습은 어떨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쓰고 있는 논문들이 10년, 20년 뒤에 이 사회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더욱 가치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다짐도 했다.

 

6개월이란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나는 이때가 박사과정 동안 가장 연구에 집중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본인 일이 아니어도 물심양면으로 나의 연구에 대해 함께 토의해준 NREL 그룹원들과 Arthur J. Nozik 박사님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은 나는 현재 2개의 논문을 작성, 투고를 앞두고 있다.

 

이번 해외연수를 통해 연구 성과 이외에도 세계 석학들과의 만남 및 네트워크 형성은 앞으로 나의 연구생활에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