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이야기
우승균 학우(박사과정, UST-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스쿨 시스템생명공학 전공)
건강이 염려될 때 우리는 가장 먼저 이런저런 병원 검사를 떠올리죠. 하지만 병원을 찾아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먹고사는 일이 바빠서, 귀찮아서, 검사료가 비싸서…그 이유에는 저마다의 사정이 숨어 있지요.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가 병이 깊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요. UST-KRIBB 스쿨에서 시스템생명공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우승균 학우는 질병 진단과 치료제 개발 분야에 큰 관심을 두고, 사람들이 병원 검사와 치료를 쉽게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골몰합니다. 그 결과 장 내 염증 발생 여부를 미생물로 진단하는 새로운 형태의 연구를 수행했는데요. 우승균 학우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 논문은 분석화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Biosensors & Bioelectronics] 온라인판에 게재되었고, BRIC 한빛사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우 학우는 학사, 석사과정 때 임상병리학을 전공했습니다. UST-KRIBB 스쿨에 입학하며 시스템생명공학이라는 새로운 전공을 선택했지요. 전공을 바꾼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우 학우에게는 새로운 연구 세계가 열리는 문과도 같았습니다. 새로운 학문을 공부한다는 즐거움과 자신이 공부한 여러 학문이 결합하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확신이 그를 더욱 몰입하게 했지요. 이번 논문은 합성생물학을 공부하며 새로운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돼 시작되었습니다.
장 내 염증 질환 발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장내시경, 분변 검사, 혈액 검사, CT 및 MRI 촬영 등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검사들은 하기 불편하거나 비용이 상당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따르죠. 그래서 우 학우는 장 내에 염증이 있을 때 질산염이 생성되는 것에 착안해, 질산염을 감지하는 인공 유전자 회로를 개발해 프로바이오틱스에 도입했습니다. 따라서 이 프로바이오틱스를 먹기만 하면 장 내 염증 질환 발병 여부를 알 수 있죠.
“분변의 형광물질 유무, 세기 분석을 통해 질환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바이오틱스의 이름은 ‘스마트 미생물’입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스마트 미생물을 이용해 질환을 진단하는 기술을 다루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연구는 진단을 넘어서서 스스로 치료물질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이 기술은 향후 장 내 미생물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 학우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지도교수님인 이대희 교수님의 영향이 크다고 말합니다. 연구자라면 자신이 연구하는 것에 있어서 철학을 가져야 한다는 교수님의 조언이 그에게 자신만의 연구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시작점이 된 거죠.
2017년에 UST-KRIBB 스쿨에 입학한 우 학우는 이제 졸업을 생각할 때가 되었습니다. 올해 학위논문 심사를 통과하면 내년 상반기에 졸업하게 되는 거죠. 그런 그에게 UST 생활에 대한 조언 한 마디를 부탁했습니다.
“그게 연구든 업무든 생활이든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경험하자는 생각으로 임하면, 주어진 시간 내에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 학우는 이번 연구의 성과를 지속해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그는 평소 융합연구에 관심이 많아 새로운 분야에 관한 공부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특히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인공 유전자 회로에 적용하는 연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 학우의 열정과 노력 속에 기술이 차츰 성장하면, 그의 목표대로 스마트 미생물이 위장관계 질환을 쉽고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제가 하는 연구를 통해 질환의 진단 및 치료 시기를 놓쳐 상황이 나빠지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를…그게 제 바람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사람들의 삶이 더욱 편해지기까지, 그 안에는 수많은 연구자들의 올곧은 신념과 고민, 열정, 노력 등이 깃들 것입니다. UST에는 자신보다 더 훌륭한 학생들이 많다며 겸손한 모습으로 인터뷰하는 우 학우의 모습을 보며, 저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연구자들의 순수한 마음이 바로 이런 모습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