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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호] 융합의 본질은 인간에 대한 사랑을 고민하는 것 - 노환진 UST 교무처장

  • 조회 : 401
  • 등록일 : 2016-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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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에 열병처럼 번진 화두 중에서도 ‘융합’만큼 뜨거운 것이 있을까? 특히 대학들은 융합적 인재 양성을 앞다투어 내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융합이, 융합적 인재가 왜 중요한지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곳은 거의 없다. 그 ‘왜’에 대한 확고한 답을 지니고 UST를 대학의 새로운 롤모델로 만들기 위해 노환진 교무처장이 나섰다.

 

 

“융합이란 용광로에서 다른 금속을 녹여 새로운 성질을 가진 좀 더 우수한 금속인 합금을 만드는 것과 같아요. 그러니 융합적 인재란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있는 인재겠죠. 지금 우리 사회에는 한 가지 학문 분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아주 많아요. 그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융합적 인재가 반드시 필요하고 대학이 먼저 학문적 자유를 바탕으로 용광로가 되어 그러한 인재를 양성하는 곳으로 변해야 합니다.

 

UST는 만여 명이 넘는 연구원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될 수 있고, 설립된 지 10여 년밖에 안 돼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높으며, 학생의 30%가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요. 이걸 잘 활용하면 융합적 인재, 리더를 양성하는 대학의 롤모델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과 비전 그리고 계획이 있어 UST로 오게 되었습니다.”

 

노환진 교무처장은 이공계 전공자로 과학기술정책 수립 및 실현에 기여해왔다. 인문학과 연구 윤리 전도사로서 늘 융합을 실천해온 그가 교무처장으로 부임하면서 세운 ‘계획’은 무엇일까?

 


융합적 인재 양성을 위한 첫 걸음, 윤리적 환경 조성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학의 고유 업무인 학사다. 그리고 이를 윤리적으로 개혁하는 것이 융합적 인재양성을 위한 계획의 시작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교수 평가제도를 보면 논문 몇 편 이상이면 몇 점, 수업 얼마 하면 몇 점, 조교수가 되려면 1년에 몇 점 이상 이런 식으로 계량화, 수치화되어 있어요. 그런데 미국은 달라요. 서술식이죠. 제가 지금 하와이대학교의 자료를 찾아 번역하고 있는데, 거긴 ‘동일 계통의 전문가들보다 낮지 않아야 한다’고 서술식으로 되어 있어요. 뭘 해도 좋은데 그게 동일 계통의 전문가들보다 낮지 않다는 걸 증명하기만 하면 되는 거죠.

 

그러니 미국 교수들은 사회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의 전문 분야와 관계된 것이라면 아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나서요. 제도가 교수를 윤리적으로 행동하게 하고, 그로 인해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사회가 발전하고 그 결과 교수와 대학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쌓이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는 겁니다. 평가제도의 차이가 이렇게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거죠.

 

그래서 UST에도 이러한 평가제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연장선상에서 연구와 교육 과정에 윤리를 시스템화할 겁니다. 우리가 융합을 강조하는 이유가 창의성 때문인데 그 창의가 어디서 나올까요? 자유에서 나옵니다. 틀을 벗어날 수 있는 자유. 그런데 자유는 신뢰에서 비롯되고 신뢰는 결국 윤리에서 나옵니다.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일 때 신뢰가 생기니까요. 여러 가지가 필요하겠지만 먼저 교학과정 중 하나인 멘토링 시스템을 손볼 예정입니다.”

 


추락하지 않는 미래 인재의 양 날개, ICT 기술과 인문소양

 

노환진 교무처장이 추진하고 있는 교수 관리계획은 개혁을 넘어 혁명에 가깝다. 융합적 인재양성에 있어 또 하나의 핵심인 수업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컬을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대학 교육은 교수 평가제도와 마찬가지로 논문 몇 편, SCI 등재 등으로 판가름하면서 전혀 대비를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 바로 UST의 교육철학을 담은 ‘프라우드(PROUD) 프로그램’입니다.

 

박사과정의 모든 학생들에게 전공과 관계없이 한 학기 동안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 현존하는 ICT 기술의 활용법을 가르쳐 자신의 전공과 접목하고 자유로이 융합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또 한 가지는 인문소양 교육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 개인의 과학기술 능력은 커지지만 반작용으로 인간 소외는 점점 더 강해질 겁니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개인이 대량 살상무기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오는 거죠. 그런 때에도 인간을 생각하고 사랑할 수 있는, 왜 그래선 안 되는지 논하고 서로 견제하고 또 격려할 수 있는 과학기술자를 키우는 거죠. 결국 융합의 본질은 문제해결에 있지만, 사고(생각)의 범위는 인간에 대한 사랑에까지 미쳐야 하니까요.”

 

그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학위에 급급하지 말고 그 너머 궁극적인 목적을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사학위는 끝이 아니고 시작입니다. 박사과정 동안 남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능력을 찾고, 독자적인 연구 영역을 개척할 기반을 마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박사라고 하면 우리 사회의 리더라 할 수 있는데 그 위치에 걸맞게 사회를 비판하는 안목,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을 길렀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애국심을 키우고, 우리 교수들은 학생과 부하 연구자를 구분하고 자식처럼 생각해 지도했으면 합니다. 우리의 교육은 학생, 즉 ‘인간’이 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환진 교무처장이 학생들에게 낸 시험 문제 중에는 이런 게 있다. ‘우리는 흔히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는 무엇인지 쓰라’ 결국 중요한 것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과학도들에게는 생소한 고민 그 자체에 있다. 생각의 힘, 사람을 향한 애정이 목적이라는 그의 말은 곧 융합의 길을 먼저 걸어온 선배로서 후배 학생들과 동료 교수들에게 거는 바람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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