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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호] 포플러 나무에 미래를 건 사나이 (KRIBB 캠퍼스 커칭보 학생)

  • 조회 : 740
  • 등록일 : 201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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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칭보는 한국정부초청외국인장학생(GKS)으로 선발돼 지난 2011년 처음 우리나라 땅을 밟았다. GKS는 글로벌 친한(親韓)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마련된 제도로, 선발된 학생들은 1년간 한국어 연수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석·박사 과정을 밟게 된다. 그래서인지 커칭보는 2년이라는 한국 체류기간에 비해 매우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했다.

학부 때부터 그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사막화 방지 연구였다고 한다. 그의 고향인 중국 네이멍구(內蒙古)는 중국 내에서도 사막화가 가장 심각하게 진행되는 곳으로 매년 봄이면 황사비를 맞으며 살아가는 주민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사막화 방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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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칭보, UST-KRIBB(한국생명공학연구원) 캠퍼스

 

“석사 시절 추위에 강한 벼와 콩 같은 농작물 개량 연구를 해오던 중 당시 지도교수와 UST 곽상수 교수님과의 인연으로 UST 입학의 기회가 생겼습니다. 양국의 문화가 비슷한데다 한국의 앞선 생명공학 기술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한국행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사막화 방지의 꿈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캠퍼스 곽상수 교수와 커칭보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캠퍼스 곽상수 교수와 커칭보

이렇게 그의 지도교수가 된 곽 교수는 2008년 한·중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사막화 방지 과학기술협력 양해각서(MOU)에 따라 생명연 내에 ‘한중 사막화 방지 생명공학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양국간 기술협력 교류를 주도하고 있는 사막화 방지 연구의 대가로 꼽힌다.

곽 교수에 의하면 중국 사막화의 약 90%는 빈곤의 산물이다. 현지인의 가난에 기인한 과다한방목과 산림 훼손, 물·토양의 부적절한 관리가 사막화의 핵심 원인이라는 것.

이에 곽 교수와 커칭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면서 식용 및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고구마, 알팔파 같은 소득작물을 안티-사막화의 무기로 삼았다.

이를 사막화 경계지점에 심으면 주민들의 빈곤 문제를 개선하면서 사막화의 진행도 차단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이미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에 유전자 변형 고구마를 심어 재배에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 커칭보는 환경스트레스에 내성을 갖도록 형질을 전환해 방풍림으로 최적화시킨 포플러 나무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저희가 개발한 형질 전환 포플러 나무는 환경재해에 강한 내성을 지닙니다. 물이 희박한 곳에서도 매년 40~100㎝씩 성장해 최대 4~5m까지 자라죠. 때문에 사막화 지역 변두리에 심으면 방풍림으로써 사막화 방지와 황사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물론 바이오매스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이 연구에 제 미래를 걸 생각입니다.”

 

 

융합연구와 학술교류의 산실 UST

kribb5USTian으로서 살아온 3년은 그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커칭보는 UST가 연구의 폭과 질 측면에서 다른 대학원과 확연히 차별화된 특징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생명연 캠퍼스의 특성상 식물이라는 제 전문분야 외에도 미생물, 신약 등 다른 분야의 최신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요. 그만큼 생명공학 전반의 해박한 지식 습득이 가능합니다.

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여타 UST 캠퍼스 동문들과의 교류를 통해 해당분야의 이해를 높일 수도 있고요. 이런 환경 덕분에 독창적 사고와 다학제적 융합연구로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내는 융합연구자로 커나갈 수 있습니다.”

삶의 질 역시 매우 만족스럽다고 했다. 정부초청 장학생이라 박사과정 기간 동안 월 생활비 90만원을 비롯해 의료보험비, 정착비, 귀국 준비금 등을 지원받는데다 UST의 연수장려금까지 나와 나름 풍족한 생활을 영유하고 있다는 것.

학업적으로도 올해는 커칭보에게 뜻 깊은 한 해였다. 그중에서도 지난 9월 개최된 제5회 UST 학술문화제에서 포플러 나무의 사막화 방지 효과에 대한 자신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여러 교수님과 학생들 앞에서 그간의 성과를 발표하고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많이 떨렸지만 발표 후 박수를 받을 때는 3년간의 노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학술제와 함께 열린 국제 푸드 페스티벌에 중국 친구들과 함께 참가해 1등을 차지한 것 역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지난 대회에선 2등에 그쳤는데 곽 교수님이 이번에 꼭 1등을 하라며 사전에 여러 음식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넉넉히 해주셨어요. 이 영광을 교수님께 돌립니다.”

 

 

“졸업 전 SCI급 논문 발표를 꿈꿉니다”

 

kribb6한국생활 4년차에 접어든 커칭보는 등산과 여행, 맛집 탐방 등 한국문화 체험에 푹 빠져 있다.

토요일에는 실험실에서 연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일요일에 교수님이나 다른 친구들과 함께 이름난 명소와 맛집을 찾아다닌다. 북쪽으로는 군사분계선, 남쪽으로는 제주도 한라산까지 이미 섭렵했단다.

게다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돼지국밥과 설렁탕, 추어탕 같은 뚝배기 요리고 한 달에 두어 차례 가지는 연구실 회식에서는 소위 ‘소맥’이 없으면 섭섭한 느낌이 든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국 학생보다 오히려 한국생활을 더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군사분계선에 갔을 때는 북한과 대치 중인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남북 관계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내년 8월 졸업을 계획하고 있는 그는 졸업 전 SCI급 논문 발표를 목표로 열심히 준비 중이다. 동시에 졸업논문도 준비해야 해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졸업 후에는 호주나 유럽에서 포플러 나무 연구를 계속하거나 중국으로 돌아가 사막화 방지에 일익을 담당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커칭보는 곽 교수에 대한 고마움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실에서는 엄하게 야단을 치시지만 연구실 밖에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다가와 주세요. 지난 추석에는 저를 포함한 외국인 학생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해주시기도 했어요. 남은 기간 동안 교수님이 가진 학자로서의 열정과 인간미를 조금이라도 더 배워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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