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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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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이해하는 도구, 동위원소

  • 조회 : 513
  • 등록일 : 2021-01-15
바다를 이해하는 도구, 동위원소의 대표사진

과학 인사이트

바다를 이해하는 도구, 동위원소

강동진 교수 UST-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스쿨/해양환경·기후연구본부장

최근 일본 후쿠시마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신문 상에 보고된 기사들을 보면 세슘-137, 스트론튬-90 등 원소의 이름에 숫자가 붙어있는 것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것은 같은 세슘이라는 원소이지만 단지 질량이 서로 다른 것들을 구분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렇게 같은 원소이지만 원자핵 내의 중성자 숫자가 달라서 질량이 다른 원소를 동위원소(isotope)이라고 합니다. 동위원소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방사성 붕괴를 하는 방사성동위원소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방사성 붕괴를 하지 않는 안정동위원소입니다.

이러한 동위원소는 같은 원소이므로 같은 화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질량이 달라 물리적으로는 조금 다른 성질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방사성동위원소는 여기에 방사성 붕괴를 하여 다른 원소로 바뀌게 된다는 추가적인 성질이 있습니다. 해양학자들은 바닷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자연현상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일어나는지를 밝히기 위해서 이러한 동위원소의 성질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해양학에서 이러한 동위원소를 이용하는 학문을 동위원소 해양학이라 부르는데, 동위원소 해양학은 이미 1950년대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동위원소를 분석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수백 리터의 바닷물을 채취하여 이로부터 동위원소를 분리·분석하였지요.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눈부신 공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러한 작은 질량의 차이를 구분하여 분석할 수 있는 분석 장비가 잘 개발되어 동위원소 해양학 연구를 위해서 수십 또는 수백 밀리리터의 바닷물로 충분하게 되었습니다. 즉, 미지의 자연현상을 밝히기 위한 동위원소의 이용이 더욱 쉬워졌다고 할 수 있지요.

동위원소 해양학 중에서 먼저 안정동위원소를 이용하는 분야에 대해 알아볼까요? 안정동위원소는 질량이 다르다는 이유로 여러 가지 화학반응 또는 물리적인 변화가 일어날 때 가벼운 원소가 더 쉽게 반응 또는 변화가 일어나고 또 어떤 경우는 무거운 원소가 더 반응이 잘 일어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것을 분별작용(fractionation)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분별작용이 바닷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반응을 알아내는 열쇠가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바닷물 속의 산의 경우, 바닷속에 사는 생물이 호흡할 때 생물체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산소를 흡수해서 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됩니다. 생물이 호흡하는 경우에는 가벼운 산소가 더 먼저 생물에 흡수되기 때문에 바닷물에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산소가 남아있게 되죠. 호흡과 반대 방향의 과정인 광합성의 경우는 그 반대가 됩니다. 즉, 바닷물 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안정동위원소들을 측정하여 바닷속에서 일어나는 호흡과 광합성, 그리고 해수 중의 산소 농도를 조절하는 또 다른 기작인 대기와 해양 간의 기체교환을 평가할 수 있게 되죠. 그뿐만 아니라 탄소의 동위원소를 이용하면 같은 원리로 바닷속의 탄소가 대기로부터 왔는지, 바닷속의 생물체로부터 왔는지 등의 기원을 추정할 수 있게 됩니다.

방사성동위원소는 안정 동위원소와는 달리 방사성 붕괴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방사성 붕괴를 하는 속도가 각 동위원소마다 모두 다릅니다. 방사성동위원소가 방사성 붕괴를 하여 그 숫자가 반으로 줄어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하는데, 자연계에는 반감기가 수십 분의 일 초부터 수십억 년에 이르는 매우 다양한 방사성동위원소가 존재합니다. 해양학에서는 이러한 동위원소의 방사성 붕괴 속도를 시계처럼 이용합니다. 즉, 바닷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방사성동위원소를 측정하여 이들의 분포로부터 얼마나 빠른 속도로 그 분포를 이루게 됐는지를 연구하는 것이지요.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면, 해저에는 퇴적물이 쌓이게 됩니다. 먼 대양의 퇴적물은 대부분 그 위의 바닷물에서 입자들이 가라앉아 바닥에 쌓이게 됩니다. 퇴적물 내에 포함된 방사성동위원소를 분석하여 얼마나 빠른 속도로 퇴적물이 쌓여 나가는지를 알아내기도 하고, 표층 바다에서 대기와 맞닿아 있던 바닷물이 심층으로 가라앉아 심층해류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게 되는데 바닷물 속에 녹아있는 방사성동위원소의 분포를 보고 이러한 심층 해류가 어디서부터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 속도는 얼마인지를 추정해내기도 합니다.

동위원소는 질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바다를 이해하는 데에 좋은 도구로 쓰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해 ‘바다는 기후변화의 최대의 피해자이자 유일한 해결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다는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상에 존재하지만 우주보다도 더 미지의 세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바다가 인류를 위협하는 여러 가지 환경변화로부터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해결사가 되기 위해서는 바다를 잘 이용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바다를 잘 알아야 할 것이고, 바다를 알아가는 한 가지 방법으로 동위원소가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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